비트코인, 초인플레이션 국가의 새로운 금융 솔루션

[정오진]

주요 선진국에서 불법적인 화폐라 견제받던 암호화폐 비트코인(Bitcoin, BTC)이 정치·경제적 혼란이 극에 달한 남미 국가에서는 국난 해결의 실마리로 인식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남미 국가의 법정화폐와 비트코인 간 장외거래를 지원하는 글로벌 P2P 거래소 로컬비트코인(LocalBitcoins)은 AMB크립토 인터뷰에서 "초인플레이션 국가에서 새로운 금융 솔루션으로 비트코인이 널리 채택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초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1000억 달러 규모의 디폴트 위기에 빠졌다. 베네수엘라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2016년 이래 인플레이션 증가율이 53,798,500%에 달다.

 

로컬비트코인은 "(이 같은 경제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개인 자산에 대한 자율성을 확보하고,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경제에 손쉽게 접근하는 방안으로 사용된다"며 "이용자가 매일 4000~5000명씩 증가하며, 월 신규 고객은 13만5000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현재 비트코인이 경제 생태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일종의 보조자산으로 역할하고 있다"면서 "확장 가능성이 높고, 실사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국경 없는 통화'로 거듭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심각한 경제난에 빠진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달러 매입을 통제하자 비트코인 수요가 폭증했다. 이에 비트코인(Bitcoin, BTC) 매입을 금지했지만 오히려 비트코인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 때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는 50% 이상 하락한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154.82% 상승했다.

 

베네수엘라 역시 국영 암호화폐보다 비트코인 거래가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의 비트코인 P2P 거래량은 중앙은행의 비트코인 유입 제한 조치 이후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암호화폐 데이터 웹사이트 코인댄스(CoinDance)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의 비트코인 거래량은 연이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로컬비트코인에서는 지난 16일 기준으로 주간, 2주 전 최고 기록 보다 30% 많은 3260만 아르헨티나 페소(약 6억3000만원)가 거래됐으며, 같은 주간 베네수엘라에서도 직전주 최고 기록보다 15.6% 늘어난 2480억 볼리비아(약 287억원)가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