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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cal => 한국어 (Korean) => 뉴스 => Topic started by: manyexp on September 28, 2018, 11:44:0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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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의 핵심 아이디어인 참여와 보상, 영구 기록 등의 개념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면 어떨까. 서울 종로구 ‘아트센터 나비’에서 열리고 있는 <나비 아티스트 레지던시 2018> 전시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작품들을 만났다.
성인 남성 키와 비슷한 180cm 높이의 기계 앞에 다가서자 영어 음성이 흘러나왔다.
“업로드 유어 페이스 투 더 이더리움 블록체인(Upload your face to the Ethereum blockchain).”
기자의 얼굴 사진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데 동의한단 의미로 기계가 말한 문장을 따라 말했다.
“헬로 프리티 퍼슨(Hello, pretty person).”
기계가 건넨 농담에 긴장이 풀려 미소가 지어졌다. 순간 ‘찰칵!’ 하며 셔터음이 울렸다. 기자의 머그샷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영구 기록됐다.
1분여를 기다리자 기계가 종이를 뱉어냈다. 화려한 색감의 그림이 프린트돼 있었다. 원숭이 얼굴 같기도, 사람 얼굴 같기도 했다. 김희은 아트센터 나비 연구원이 “미리 입력된 컴퓨터 알고리즘에 따라 무작위로 생성된 예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잠시 뒤 기계가 다시 소리를 냈다. 이번엔 영수증을 뱉어냈다. 영수증에는 기계가 방금 찍어간 내 얼굴 사진과 QR코드, 그리고 블록체인 개인 키(key)가 푸른색 잉크로 인쇄돼 있었다. QR코드를 통해 접속한 웹사이트에선 내 머그샷뿐 아니라 그동안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얼굴 사진을 제공한 모든 사람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참여한 모두에게 거래 기록을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삭제는 불가능합니다.” 김 연구원이 설명했다. 앞서 받은 예술 작품은 말하자면 얼굴 사진 속 무수한 메타 데이터를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제공한 데 대한 보상이었던 셈이다.
예술 작품을 돈 대신 얼굴 사진과 맞바꾸는 경험을 통해 블록체인의 분산 컴퓨팅 특성과 보상 시스템을 설명하는 이 작품은 독일 출신 작가 마티아스 되르펠트(Matthias Dörfelt)의 (2018)라는 작품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민주적 분배 방식에 착안한 작품도 있었다. 인도 출신 작가 아메이 카타리아(Amay Kataria)의 <(Groove) Body, (그루브) 바디>(2018) 다. 작가는 동일한 신체를 소유한 한 개인의 정체성이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다. 이에 암호화폐 ‘그루브 토큰(GRVE)’으로 가상 캐릭터의 신체를 분절화해, 관객들이 토큰 구매 행위에 참여함으로써 가상 신체 ‘그루브 바디’를 부분 소유할 수 있게 했다.
자신이 부분 소유한 ‘그루브 바디’가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 노래 리듬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관람하면서 관객들은 암호화폐의 가치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희은 연구원은 “작가는 ‘우리 몸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온라인에서의 매매 행위를 윤리적∙도덕적으로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려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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