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일어나는 해킹이나 사기 사건으로 암호화폐 업계 자체의 신뢰가 낮아지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9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를 보면, 분산원장 스타트업 리플(Ripple), 마켓메이커 컴벌랜드(Cumberland), 마이클 노보그라츠의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Holdings)을 비롯한 30여 개 암호화폐 기업이 시카고에 모여 이 문제를 처음으로 논의했다. 회의를 주최한 건 암호화폐 기업들의 느슨한 연합체인 아시아 암호화폐 장외거래 협의회(CORA·코라)였다.
기업들은 자금 세탁이나 마약 밀수 등 범죄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는 암호화폐 거래소나 기업의 이름을 블랙리스트로 작성하거나, 반대로 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건강한 기업 활동으로 암호화폐 업계의 신뢰를 높이는 데 이바지한 기업의 이름을 화이트리스트로 작성해 알리는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또 기업이나 거래소 고객의 신원과 자금의 출처를 철저히 검증하는 데 필요한 표준을 세우는 방법에 관해서도 논의가 오갔다. 코라는 또 파생상품 거래 시 채무 이행을 게을리한 투자자나 업체의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커뮤니티 차원에서 규제를 더 잘 지키는 데 필요한 표준을 세우고 이를 이행해나가면 범죄에 연루된 기업, 거래소나 거래에 필요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 나쁜 행위자를 쉽게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 규제 당국은 오랫동안 업체들이 이러한 자정 활동에 나서주기를 기다려왔다.” – 다리우스 시트, QCP 캐피털 매니징 파트너
이번 만남은 상견례 의미가 더 컸던 만큼 곧바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회의에 참가한 기업들은 조만간 다시 만나 회의한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공교롭게도 회의가 열린 같은 날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가 해킹 공격을 받아 비트코인 7천 개, 약 470억 원어치를 분실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블록체인 보안 업체 사이퍼트레이스(CipherTrace)는 올해 1분기 해킹과 사기 등으로 인한 암호화폐 손실 금액이 최고 12억 달러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12억 달러에는 비트파이넥스가 결제 업체 크립토 캐피털에 보냈다가 동결된 자금 8억 5천만 달러도 포함된다. 사이퍼트레이스는 12억 달러가 지난해 전체 피해금액 17억 달러의 71%에 달하는 액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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